한글 맞춤법

외래어 표기법의 역사와 정착 과정 | 한글 맞춤법 변화사

diary_news 2025. 8. 27. 10:00

“외래어 표기법은 언제부터 체계화되었을까? 한글 맞춤법 변화사 속에서 1933년 통일안 이후, 해방과 1986년 개정, 현대 국립국어원까지 이어진 과정을 살펴봅니다.”

 

외래어 표기법의체계화 시기

 

[목차]

  1. 한글 맞춤법 변화사와 외래어 표기 필요성의 대두
  2. 1933년 통일안 이후 외래어 표기법 논의와 초기 시도
  3. 해방 이후 외래어 표기법의 제도화와 1986년 개정
  4. 현대 한글 맞춤법 변화사 속 외래어 표기법의 의의와 과제

 

1. 한글 맞춤법 변화사와 외래어 표기 필요성의 대두

 한글 맞춤법 변화사를 살펴보면, 외래어 표기 문제는 비교적 늦게 등장했지만 사회 전반에 큰 영향을 끼친 중요한 요소였다. 한글은 창제 당시부터 한국어 고유의 음운 체계를 충실히 반영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으나, 근대 이후 서양 문물이 급격히 유입되면서 이전에는 경험하지 못했던 외국어 표기의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외래어는 단순히 낯선 발음을 표기하는 차원을 넘어, 새로운 개념과 문화를 소개하는 매개체였기 때문에 이를 어떻게 표기하느냐가 국민의 이해와 지식 보급에 직결되었다. 따라서 외래어 표기법의 필요성은 한글이 근대화 과정을 거치며 필연적으로 대두된 문제였다.

 

 개화기 이후 신문과 교과서, 잡지와 같은 매체는 서양의 과학·정치·문화 용어를 대량으로 번역·도입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표기 방식이 제각각이었기 때문에 독자들에게 큰 혼란을 주었다. 예를 들어, 같은 영어 단어 ‘school’이 ‘스쿨’, ‘스콜’, ‘슈쿨’ 등으로 혼용되었으며, ‘coffee’는 ‘코피’, ‘커피’ 등으로 표기되었다. 이러한 불일치는 독자들의 이해를 어렵게 했을 뿐 아니라, 언어 질서 전반의 혼란을 심화시켰다. 이 때문에 학자들과 출판계는 외래어 표기를 하나의 규범으로 정립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그러나 외래어 표기 문제는 단순히 발음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한글은 음소문자라는 특성상 외국어의 모든 소리를 1:1로 대응하기 어렵다. 예를 들어 영어의 ‘f’ 발음은 한글에 없으므로, 당시에는 ‘ㅍ’으로 적거나 ‘ㅎ’으로 대체하는 방식이 사용되었다. 또한 장모음과 단모음의 차이를 표기할 방법이 마땅치 않아 많은 혼란이 발생했다. 따라서 외래어 표기법을 어떻게 정립할 것인지는 단순히 언어학적 문제가 아니라, 언어 정책 차원에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과제였다.

 

 이러한 배경에서 외래어 표기법의 체계화 필요성이 대두되었고, 이는 맞춤법 전반의 변화를 이끄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가 되었다. 결국 외래어 표기법 논의는 한글 맞춤법 변화사 속에서 한글이 한국어 고유의 문자에서 현대 사회의 국제적 언어로 발전하는 과정의 일부로 자리 잡게 되었다.


2. 1933년 통일안 이후 외래어 표기법 논의와 초기 시도

 외래어 표기법이 본격적으로 제도화되기 전, 1933년 조선어학회가 발표한 ‘한글 맞춤법 통일안’은 한국어 규범 정립의 기초를 마련했다. 통일안은 외래어 자체에 대한 명확한 규정을 제시하지는 않았지만, 한국어의 음운 체계와 문법을 기준으로 한 표기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 시기를 기점으로 외래어를 어떻게 표기해야 할지에 대한 학문적 논의가 시작되었고, 이후 외래어 표기법의 초기 시도가 등장했다. 이는 한글 맞춤법 변화사 속에서 외래어 문제가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한 첫 장면이었다.

 

 1930~40년대의 외래어 표기는 여전히 통일성이 부족했다. 당시 신문과 잡지에서는 외래어를 그대로 음차해 표기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예컨대 ‘radio’는 ‘라디오’로 정착했지만, ‘bicycle’은 ‘비시클’, ‘바이시클’, ‘바이시클르’ 등으로 혼용되었다. 이러한 상황은 독자의 혼란을 가중시켰고, 언중들이 같은 단어를 서로 다르게 이해하는 문제를 야기했다.

 

 조선어학회와 일부 학자들은 이러한 혼란을 줄이기 위해 외래어 표기 원칙을 제안했다. 그 원칙은 크게 두 가지였다. 첫째, 한국어 음운 체계에 맞는 음소로 대체할 것, 둘째, 표기가 지나치게 원어 발음을 모방하지 않고, 한국어 사용자들이 쉽게 읽고 쓸 수 있도록 할 것. 이 원칙은 이후 외래어 표기법의 기초가 되었으며,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지되고 있는 방향성이다.

 

 하지만 일제 강점기라는 특수한 상황 때문에 외래어 표기법의 정비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다. 일본어가 공식 언어로 강제되던 시기였기 때문에, 외래어도 일본식 발음을 거쳐 한글로 표기되는 경우가 많았다. 예를 들어 ‘glass’는 ‘글라스’ 대신 일본식 발음 ‘구라스(グラス)’로 표기되었으며, 이는 오늘날까지도 남아 있는 흔적이다. 이러한 일본식 외래어 표기 관행은 해방 이후에도 한동안 지속되었고, 이후 외래어 표기법 개정 과정에서 중요한 문제로 지적되었다.

 

 1933년 통일안 이후 외래어 표기법에 대한 논의는 비록 체계적이지는 않았지만, 한국어 맞춤법 체계 안에서 외래어 문제를 고려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 이는 한글이 더 이상 한국 내부의 문자에 머무르지 않고, 외부 세계와의 소통을 위해 발전해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의 반영이었다. 결국, 이 시기의 논의는 해방 이후 외래어 표기법의 제도화로 이어지는 기반이 되었으며, 한글 맞춤법 변화사에서 국제화와 근대화라는 시대적 흐름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로 평가된다.

 


3. 해방 이후 외래어 표기법의 제도화와 1986년 개정

 해방 이후 한국 사회는 일본어의 억압에서 벗어나 민족 언어를 재정립하는 과제를 안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외래어 표기법은 중요한 쟁점으로 떠올랐다. 1933년 통일안이 기본적인 맞춤법 틀을 제공했지만, 외래어를 다루는 규정은 체계적으로 마련되지 못한 상태였다. 해방 직후부터는 외래어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사회 전반에서 표기의 통일성이 절실해졌다. 미국을 비롯한 서구 문화가 급속히 유입되면서 ‘텔레비전’, ‘라디오’, ‘컴퓨터’, ‘버스’와 같은 단어들이 대중적으로 사용되었고, 이들의 표기 방식이 제각각이었던 것이다. 따라서 외래어 표기법의 정비는 단순한 언어 문제가 아니라, 근대화와 국제화를 맞이한 한국 사회의 필수 과제가 되었다.

 

 1940~50년대에는 학계와 교육계에서 외래어 표기 원칙을 논의했지만, 공식적인 규범은 마련되지 않았다. 대신 신문사와 출판사, 방송국이 자체적인 표기 방식을 사용했는데, 이로 인해 ‘커피/코피’, ‘버스/바쓰’처럼 여러 표기가 혼용되는 혼란이 이어졌다. 1950년대 말부터 정부 차원에서도 외래어 표기법의 필요성을 인식하기 시작했고, 국어 심의회 등을 통해 표준안을 마련하려는 시도가 이루어졌다. 그러나 실제 제도화는 1980년대에 이르러서야 본격화되었다.

 

 1986년은 한글 맞춤법 변화사 속에서 외래어 표기법이 공식적으로 체계화된 해로 기록된다. 정부는 국립국어연구원(현 국립국어원)의 주도로 ‘외래어 표기법’을 제정·공포했으며, 이는 이후 외래어 표기의 기본 틀이 되었다. 1986년 표기법의 핵심 원칙은 크게 세 가지였다. 첫째, 외래어는 원어의 발음을 가급적 충실히 따르되, 한국어 음운 체계에서 불가능한 소리는 가장 가까운 소리로 대체할 것. 둘째, 불필요하게 원어의 철자를 반영하지 말고, 한국어 사용자들이 쉽게 읽을 수 있도록 할 것. 셋째, 동일한 단어는 항상 동일하게 표기하여 통일성을 확보할 것.

 

 이 규정에 따라 ‘coffee’는 ‘커피’, ‘bus’는 ‘버스’, ‘computer’는 ‘컴퓨터’로 확정되었다. 동시에 ‘glass’는 일본식 ‘구라스’ 대신 ‘글라스’로 표준화되었고, ‘taxi’ 역시 ‘택시’로 정착했다. 이는 일본식 외래어 표기 관행에서 벗어나 한국어 고유의 음운 체계에 맞춘 외래어 표기를 확립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었다. 또한 1986년 개정은 교육, 출판, 언론에 일괄적으로 적용되었기 때문에 사회 전반의 언어 질서를 안정시키는 역할을 했다.

 

 결국 1986년 외래어 표기법 제정은 한글 맞춤법 변화사 속에서 한글이 국제적 언어 환경 속에서 자리를 잡는 전환점이었다. 이 규정은 이후 몇 차례 개정을 거쳐 현대에 이르기까지 유지되고 있으며, 한국어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


4. 현대 한글 맞춤법 변화사 속 외래어 표기법의 의의와 과제

 1986년 제정된 외래어 표기법은 이후 한국 사회의 언어 현실에 맞추어 여러 차례 부분 개정을 거쳐 왔다. 그러나 여전히 외래어 표기법은 한글 맞춤법 변화사 속에서 끊임없는 논쟁의 대상이다. 그 이유는 외래어가 계속 새롭게 유입되고 있으며, 이를 어떻게 한국어 체계에 맞추어 표기할 것인가에 대한 합의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현대 사회의 가장 큰 특징은 정보화와 세계화다. 인터넷과 SNS, 방송 매체를 통해 외국어가 그대로 유입되면서 기존 규범만으로는 모든 단어를 수용하기 어렵다. 예를 들어, ‘smartphone’은 ‘스마트폰’으로 정착했지만, ‘app’은 ‘앱’으로 표기하는 것이 맞는지, ‘애플리케이션’을 써야 하는지 논란이 있었다. 또 ‘tablet’은 ‘태블릿’으로 정해졌지만, 여전히 ‘탭’이라는 축약형이 널리 쓰인다. 이러한 현실은 규범과 실제 언어 사용의 간극을 다시 드러내고 있으며, 이는 외래어 표기법의 지속적인 개정을 요구한다.

 

 또한 외래어 표기법은 단순한 발음 문제를 넘어 문화적 정체성과도 관련된다. 어떤 단어를 원어 발음에 가깝게 적을지, 아니면 한국어 사용자들이 발음하기 쉬운 방식으로 표기할지에 따라 사회적 인식이 달라진다. 예를 들어 ‘Europe’를 ‘유럽’으로 표기할 때는 원어 발음 ‘유럽(유로프)’과는 차이가 있지만, 한국어 사용자들에게는 익숙한 방식이다. 반대로 원어 발음을 지나치게 반영하면 한국어 음운 체계와 맞지 않아 사용하기 불편하다. 이러한 문제는 앞으로도 외래어 표기법이 안고 갈 숙제다.

 

 남북한의 차이 역시 중요한 과제다. 북한은 외래어를 가급적 순화하여 자체적인 표현으로 대체하거나, 원어와 다르게 표기하는 경향이 있다. 예컨대 ‘bus’를 ‘뻐스’로 쓰거나, ‘coffee’를 ‘가배’로 순화하여 사용하는 사례가 있다. 이는 남북한 언어 통합 과정에서 큰 장애물이 될 수 있으며, 통일 이후에는 외래어 표기법을 통일하는 것이 중요한 언어 정책 과제가 될 것이다.

 

 현대의 외래어 표기법은 단순히 과거의 규범을 계승하는 것이 아니라, 국제화 시대의 요구를 반영해 계속 변화해야 한다. 국립국어원은 새로운 외래어가 등장할 때마다 표기 원칙을 적용해 표준안을 제시하고 있으며, 국민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온라인 서비스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규범과 실제 언어 사용의 괴리를 줄이는 것은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다.

 

 결론적으로, 외래어 표기법은 한글 맞춤법 변화사 속에서 가장 역동적인 부분 중 하나다. 1933년 통일안 이후 초기 논의에서 시작해 1986년의 제도화, 그리고 현대의 개정까지 외래어 표기법은 한국어가 세계와 소통하는 방식을 결정하는 중요한 규범으로 기능해 왔다. 앞으로도 외래어 표기법은 시대 변화에 따라 계속 조정되며, 한글의 정체성과 국제적 소통을 동시에 지켜 나가는 핵심 요소로 남을 것이다.